1. 전시 개요 Outline
● 주최 Organized by 창동창작스튜디오 The National Art Studio, Changdong / 대안공간 루프 Alternative Space LOOP
● 후원 Supported by 한국문화예술위원회 Arts Council KoreaNational Arts Council Singapore Singapore International Foundation
● 장소 Venue 대안공간 루프 Alternative Space LOOP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5-11 / 335-11, seogyo dong, mapo gu, Seoul )
● 오프닝 Opening 2013. 04. 09(Tue.) pm 6:00
● 홈페이지 http://www.galleryloop.com/
2. 서문 Prologue
<이방인>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작가들의 작업에 대한 전시다. 세계화가 일상적 개념이 된 오늘날에도, 외국인은 여전히 어딘가 생경한 존재다. 언어의 차이가 무엇보다 넘기 힘든 간극을 만들고, 각자 살아오면서 몸에 밴 관습과 사고방식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서로가 일회적으로 특별한 만남을 갖는 게 아니라, 거주의 장소를 공유하는 경우에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외국 작가들이 한국에 머물며 보낸 시간에도 그런 이방인의 감각이 녹아 있을 것이다. 이방인이라는 이름을 통해서, 이번 전시는 그들이 우리 안에서 경험했을 낯선 시간에 의미를 둔다.이방인들은 속이 깊다. 그 이름에 수반되는 극적인 이미지만 생각해서는 그들의 내면을 헤아리기 어렵다. 한편으로 이방인은 낯선 이웃, 불안한 손님, 역사 속의 침략자 같은 두렵고 기괴한 존재를 연상시킨다. 다른 한편, 그들은 이국의 미인처럼 매력적인 존재, 혹은 비범한 역량을 갖춘 신비한 인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관념들은 물론 일반적인 경우와 거리가 있다. 외국에서 스스로 생활해 본 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평범한 대부분의 이방인들은 그렇게 외향적이지 않다. 반대로, 오히려 외부 세계와 어울리기 힘들어 내면으로 가라앉기 쉽다.내적 침잠은 현실 안팎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방인이 속으로 시선을 돌린다고 해서 그것이 현실 도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자는 좋든 싫든 주변과의 관계에 소극적일 수 없다. 다만 그는 영문을 알기 힘든 타지의 풍경에 적응하기 위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 이방인의 내면 깊은 경험과 기억, 혹은 파토스를 거친 사색은 혼란스럽다. 이질적인 관념과 현실이 중첩되는 그의 사색은 한 사회가 정해 놓은 현실과 비현실, 의미와 무의미의 구분을 희미하게 한다. 혹은 더 나아가 낯섦과 익숙함의 경계 자체를 흔들어 놓기도 한다. 그래서 이방인은 종종 자신이 받았던 낯선 시선을 외부로 돌려준다.이방인의 눈으로 보면 나 자신도 이방인이다. 그는 나에게 익숙했던 풍경을 생경한 모습으로 되돌려 준다. 이들 양측은 상대의 낯선 시선에서 환기구를 찾으며 오히려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사소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일상적 사물과 사회 현상에 이질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시선들. 그리고 도시를 방황하던 그 시선들을 다시 현실의 한 장면으로 수렴하는 예술적 작업들. 이방인들 간의 만남은 비록 급진적 방식은 아니더라도, 각자 현실의 한계를 확장하며 내면에 서로의 표식을 남긴다.외국 작가들이 한국에 살면서 작업하는 것이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제도화된 국제 교류와 상식적 다문화주의 속에서, 그들의 거취는 종종 특별히 주목받지 않고 조용히 흘러간다. 그러나 그들의 작업에는 거시적 담론이나 문화적 충격은 아니더라도, 주의를 기울일 만한 이방인의 흔적이 있다. 거기에는 한국 사회라는 타지에서의 시간이 녹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그 흔적은 작가의 내면뿐만 아니라 우리 안으로부터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방인>에 참여하는 다섯 명의 작가들은 주변 세계에서 마주친 낯선 장면들을 작업에 담는다. 이들 작업은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하게 되는 순간을 붙들어 놓으며, 그 희석되지 않는 긴장을 보여 준다.The StrangerThe inner side of a stranger is unfathomable. Dramatic images typically attributed to the status of being away from home are not much helpful in reading the inside of strangers. On the one hand, they remind us of dreadful and mysterious beings, such as an unacquainted neighbor, an uninvited guest, or an aggressive invader. On the other hand, it also is often the case, in our imaginations, that they are associated with idealized characteristics, for instance, a captivating woman of irresistible beauty or a sage with extraordinary wisdom and abilities. These ideas about aliens, however, are far removed from reality. As supported by our own experiences of staying abroad, the majority of ordinary foreigners are not extrovert. If anything, they tend to withdraw into themselves, from the immaterial yet burdensome labor of socializing with others.The withdrawal from the world would allow strangers to indulge the freedom of thought so as to erase or blur, at least, a fine line circumscribing the notion of reality. A pattern of habit easily witnessed among foreigners to turn their thoughts inwards should not be misunderstood as a mere escapism or total retreat from the world. Like or not, people who have to make their living in unfamiliar places cannot slack up the effort to build nests by weaving new relationships. Immersed in thought quite often only in order to make sense of strange surroundings, they tend to be. Deep confusion is to be in their mind, which is a mixture of past experiences, memories, and pathos. Through persistent interference by such regurgitation of ideas, the perception of reality ended up in a grey area, where the social norms dividing reality and fiction, meaning and absurdity are compromised. Moreover, the emotional status of familiarity and strangeness would be reversed. In such topsy-turvydom proposed by aliens, we, insiders, become the objects rather than the subjects of intense gaze that we used to throw to them.In the eyes of an alien, I myself too am a stranger. By the aid of this relative filter of identities, we are able to look at sceneries and phenomena of a wonderland, which in fact couldn’t be more familiar to us. Such role-play between “us” and “them” has strong appeal for both parties, providing refreshment and captivation even. It is the appreciation of gazes drawn over menial things and trivial events and raising novel meanings from asimple passage of our ordinary life. The artworks of strangers harbor those gazes wandering around corners of our neighborhood and represent what they saw in the form of snapshot of our reality. Though not a radical change it may bring, the encounter with strangers leaves small yet memorable traces in our mind so that we can walk out step by step, following them, from the fixated recognition of reality.Not surprising at all is the fact that foreign artists have inhabited in our land. Ironically enough, in the age of institutionalized international exchanges and widely accepted multiculturalism, the practices of foreign artists are often unrecognized, overlooked, or quickly forgotten into silence. Their works, nonetheless, are valuable enough to deserve close attention because of the traces of strangers in South Korea they store. In other words, these fragile documentations of the seasons living away from home shed light not only on the inner side of creators themselves, but also, and more importantly, on the kernel of our very own self. The five participants in The Stranger present works that embody strange spectacles the artists have come across in this society. Each piece is highly charged with rare moments when the given boundary between inside and outside becomes ambiguous.
황대원, 큐레이터 | Daewon Hwang, Curator